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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카테고리/[자작시]

[시] 보름달

세상을 덮은 검은 비닐하우스에
엄지 손톱만한 구멍이 뚫린 것은
내 탓이 아니다.

그 구멍으로 빛이 새어나와
비닐하우스 바깥 세상이 궁금해 지는 것은
내 탓이 아니다.

영롱한 보름달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 못 드는 건
내 탓이 아니다.

하염없이 창 밖을 바라보다
눈 마주친 커플 부끄러워 헤어지게 만든 건
그래, 그건 내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