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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카테고리/[성시경 - 성공적인 시사경제]

유럽 재정위기 해설(1) - 유럽 재정위기의 정의와 발단

유럽 재정위기 해설(1)

유럽 재정위기의 정의와 발단

 

 

 

 

평소 경제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2008년 금융위기와 주식시장 대폭락에 대해 어렴풋이 들어본 기억은 있을 것입니다. 경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알 정도면 큰 사건이란 것이겠죠. 2010~2011 유럽 재정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도 시끌시끌해서, 왠만한 사람들은 '유럽에 뭔 일이 났나?' 정도 쯤은 느끼고 있을 겁니다.

 

 

요즘 경제신문을 보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기사가 하루를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문제의 핵심을 모르면 최근의 세계동향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시경에서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분석자료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죠.

 

 

그럼, 시작해 볼까요?

 

 

 

 

유럽 재정위기란?

 

 

우선 유럽 재정위기가 무엇인지 설명하겠습니다. 한 마디로, 유럽 국가들의 재정이 부실해져서 발생하는 유럽 및 세계경제의 위기상황입니다. 재정은 나라살림이죠. 재정이 부실해지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이번 유럽 재정위기를 일으킨 원인 중 하나는 바로 2008년 금융위기[각주:1]의 후폭풍입니다.

2008년 1월~12월 KOSPI 변동

2008년 당시 코스피의 모습입니다. 1901.13에서 822.16까지 대폭락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http://blog.daum.net/astrophile/18

 

 

2008년 금융위기까지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2007~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경제는 큰 위기를 겪었지만, 국제사회의 빠른 공조로 인해 빠른 시간에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회복은 단지 겉모습에 불과했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 나라에서는 돈을 풀어서 금융권과 기업을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각 나라의 재정상태가 더 부실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의 내막을 살펴보면, 그 원인을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유럽 재정위기의 시발점부터 분석해 보겠습니다.

 

 

 

 

유럽 재정위기의 발단(1) -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은 골칫덩어리 3인방!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2009년 10월입니다. 그리스는 총리 내각제인 것 아시죠? 비슷한 나라로는 일본, 영국 등이 있습니다. 2009년 10월 20일 그리스 총선을 통해 사회당(PASOK, Panhellenic Socialist Movement)이 새로 집권하였습니다. 사회당 정부가 집권하자, "이전 정권이 부정적인 회계처리 방식을 통해 국방비 등을 누락 처리했다"며 이전 정권의 재정통계 부실을 폭로해 버렸습니다! 그러면서 2008년 그리스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2.5%→7.75%→12.7%→15.4%까지 자꾸자꾸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리스 국채를 샀던 투자자들은 국채를 마구 팔기 시작했고, 국채 이자는 마구 올라가기 시작했죠.

 

 

 

 

자, 정부는 나라를 운영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세금을 걷고, 또 국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죠. 그러나 투자자들이 국채를 팔아서 국채이자가 올라가면, 정부가 새로 발행하는 국채에서는 부담해야 할 이자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면 필요한 만큼의 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지죠. 그러면서 정부의 재정이 부실화됩니다.

 

 

그리스가 이런 상황을 맞은 겁니다.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2010년 4월 23일, EU-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5월 2일 총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 지원이 결정됩니다. 우리나라가 1997년에 IMF로부터 받은 것도 구제금융 자금이었습니다.

 

1,100억 유로를 원화로 환산해볼까요? 2011년 12월 30일 현재 환율로는, 1유로 당 1492.03원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1,100억 유로는 약 164조 원이 되네요. 앞으로 환산 기준은 이 환율을 바탕으로 할께요.

 

 

EU는 이를 계기로 재정위기를 겪는 회원국을 지원하기 위해 IMF와 함께 총 7,500억 유로(약 1,119조 원)의 구제금융 자금을 조성하였습니다. 근데 이미 그리스가 1,100억 유로 가져갔죠? 그럼 6,400억 유로 남았네요~

 

 

일단 그리스는 한숨 돌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나라들도 재정이 안 좋은 것이 속속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국채 매입을 꺼리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아까 그리스처럼 국채 발행이 힘들어져 재정이 악화되는 나라들이 나오게 되었는데, 바로 아일랜드포르투갈입니다. 얘네도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그 결과 2011년 10월까지 EU-IMF가 이들 3개국에 지원한 자금은 2,500억 유로에 이릅니다. 그럼 얼마 남았죠? 5,000억 유로 남았네요~

 

 

SERI 전망 2012

 

 

 

 

유럽 재정위기의 발단(2) - 그리스, 또?!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는데도 상황이 계속 악화되었습니다. 원인은 경기침체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긴축노력 미흡 등입니다. 정부 부채가 급증하고 재정긴축목표[각주:2]도 잇달아 실패하면서 사실상 디폴트(국가부도) 사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어떻게 될까요? 개인도 빚이 너무 많아서 감당할 수 없을 땐 파산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나 너무 힘드니까 빚 못 갚겠다! 파산!"이라고 선언해버리는 것이죠.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빚을 못 갚겠다고 선언해버리는 것이죠. 그러면 그리스에 돈을 빌려준(국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됩니다. 투자자들은 보통 대형은행들이거든요. 그러면 은행들이 줄줄이 파산하고,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럼 이걸 막아야겠죠? EU는 그리스의 디폴트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2011년 7월 21일 2차 구제금융안에 합의합니다. 그 내용은, 1,090억 유로의 구제금융 지원과 21%의 채무탕감을 골자로 합니다.

 

채무탕감이 무엇일까요? 한 마디로, 빚 중에서 21%는 안 갚아도 된다고 봐주는 것이지요. 그럼 빚쟁이(투자자)들은 여기에 동의를 할까요? EU는 투자자들을 불러놓고 이렇게 얘기를 하겠지요. "얘들아 봐라. 그리스가 지금 엉망진창이라서 니네 잘못하면 빌려준 돈 하나도 못 받을 수도 있어. 그럼 그지 되겠지? 그럼 빌려준 돈의 79% 만이라도 받는 게 낫지 않겄냐?" 그렇게 해서 투자자들이 알았다고 하게끔 협상을 잘 해야겠죠.

 

자, 그럼 유럽의 국가들은, "저번에도 돈 빌려줬는데 이번에도 빌려줄 돈 걷자고? 싫어!" 하면서 반대를 했습니다. 유럽은 하나의 국가가 아니므로, 각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반대여론 때문에 2차 구제금융안이 유로존 17개 국 의회의 승인을 받는 데에는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2011년 10월 14일이 되어서야 간신히 승인 작업이 끝났지요.

 

 

그런데 그 3개월 동안 그리스 상태가 더 나빠져 버렸어요! 그래서 처음에 정한 1,090억 유로와 21% 채무탕감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EU는 보다 강력한 구제금융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유럽 재정위기 해설은 2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1. 2007년 미국 금융시장에서 비롯된 일련의 금융 위기 사태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로써, 2008년 9월에 정점에 다다랐다. 상황에 따라 2008년 금융 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라고 하기도 한다. 시발은 2007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다. 미국의 초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가 파산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불러왔다. [본문으로]
  2. 빚을 줄이기 위해 국가가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지에 대한 목표치입니다. EU-IMF는 그리스에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재정긴축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해야지만 순차적으로 돈을 지원했습니다. 달성을 못하면, 돈은 못받는 것이지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