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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 시장리스크 재부상

`유로존 위기` 시장리스크 재부상
채권투자는 늘려…50일간 1조원
글로벌자금, 안전자산 선호 뚜렷

 

이달 들어 증시에서 외국인들 주식 매도는 유럽계 자금이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부 자금은 한국 주식에서 채권 시장으로 이동해 이른바 `위험 자산 회피ㆍ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식에서 상당 부분 차익을 실현한 자금이 향후 원화 강세 반전 가능성 등에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펀드 위주의 유럽계 자금은 연기금 보험 등이 주축인 미국계와 달리 비교적 단타 성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증시 여건이 개선되기만 하면 언제라도 `바이 코리아`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2조2000억원어치 상장주식을 순매도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달 4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던 것과 비교할 때 급격한 변화다. 특히 유럽계 자금의 순매도 규모가 2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그리스 재정위기 부각 등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김영린 금감원 거시감독국장은 이에 대해 "그리스 재정위기가 부각되고 지난 2일 코스피가 최고치를 경신한 데 따른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늘어나고 있다. 이달 들어 19일까지 약 2조원이 늘어나 78조2000억원(잔액 기준)에 달했다. 이 중 6000억원은 유럽계 자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투자액까지 합칠 경우 1조원에 이른다. 증시에서 자금 이탈이 5월 들어 본격화한 것과 대조적으로 채권 시장 자금 유입은 4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의 상장채권 순투자액(순매수액-순상환액)은 1조7000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유로존 재정위기 부각 등에 따른 채권 투자 선호 경향이 강해지고,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됨에 따라 원화가 강세로 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 등으로 재정위기 불안감이 확산된 것처럼 유럽 재정위기가 간헐적으로 반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큰 충격은 주지 않아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될수록 유럽 은행들은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므로 신흥 시장, 특히 아시아에서 그동안 쏟아 부은 돈을 회수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최악의 상황에서 나타날 채무 재조정까지 갈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매도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시아 채권 시장에 몰려드는 또 다른 이유는 통화 강세 기대감이다. 

우리나라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들은 거시경제 성장성을 담보로 지난해부터 꾸준히 강세를 유지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각국 정부가 너무 빠른 속도로 통화가치가 절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에 나서면서 변동성마저 줄어들었다.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인 절상 기조에 놓인 상황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오르는 게 아니라 꾸준하게 오르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