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만일 썸네일형 리스트형 [詩산책] 내 만일 – 강은교 내 만일 – 강은교 내 만일 폭풍이라면 저 길고 튼튼한 벽 너머로 한번 보란 듯 불어볼 텐데…… 그래서 그대 가슴에 닿아볼 텐데…… 번쩍이는 벽돌쯤 슬쩍 넘어뜨리고 벽돌 위에 꽂혀 있는 쇠막대기쯤 눈 깜짝할 새 밀쳐내고 그래서 그대 가슴 깊숙히 내 숨결 불어넣을 텐데…… 내 만일 안개라면 저 길고 튼튼한 벽 너머로 슬금슬금 슬금슬금 기어들어 대들보건 휘장이건 한번 맘껏 녹여볼 텐데…… 맞대어볼 텐데…… 내 만일 종소리라면 어디든 스며드는 봄날 햇빛이라면 저 벽 너머 때없이 빛소식 봄소식 건네주고 우리 하느님네 말씀도 전해줄 텐데…… 그래서 그대 웃음 기어코 만나볼 텐데…… 사랑하는 마음뿐으로 그리운 마음뿐으로 그런데 그대여 오늘밤은 참 깊구나. 질기기도 하구나. 기다려다오. 기다려다오. 그리움은 지우려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