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삼 썸네일형 리스트형 [詩산책] 지는 잎 보면서 – 박재삼 지는 잎 보면서 – 박재삼 초봄에 눈을 떴다가 한여름 뙤약볕에 숨이 차도록 빛나는 기쁨으로만 헐떡이던 것이 어느새 황금빛 눈물이 되어 발을 적시누나. 나뭇잎은 흙으로 돌아갈 때에야 더욱 경건하고 부끄러워하고, 사람들은 적막한 바람속에 서서야 비로소 아름답고 슬픈 것인가. 천지가 막막하고 미처 부를 사람이 없음이여! 이제 저 나뭇잎을 우리는 손짓하며 바라볼 수가 없다. 그저 숙이는 목고갯짓으로 목숨은 한풀 꺾여야 한다. 아! 묵은 노래가 살아나야 한다. 지는 대학생활 보면서 아침에 일어날 때면 어김없이 창틀 사이로 한기가 밀려온다. 날이 제법 추워졌다. 아니, 엄청 추워졌다. 초겨울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만한 늦가을이다. 오래 입으려고 샀던 야상은 금방 옷장에 넣을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집에서 보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