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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카테고리/[독서칼럼]

[독서칼럼] - 2. 현대의 교양론(1)


참고: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다치바나 다카시 저/ 이정환 역

 

 2010년 2학기가 시작된지도 어느덧 열흘이 지났습니다. 내리쬐는 햇볕만큼이나 열정적으로 여름방학을 즐기다 보니, 등교길에 들고 있는 책가방이 여간 어색한 것이 아닐 겁니다. 아직 익숙치 않은 시간표를 손에 들고 학교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겠지요.

 

 수강시간표는 사실 방학 끝무렵 고민의 흔적입니다. 전공수업이야 뻔할 뻔 자니 넘어가고, 교양수업을 어떤 걸 들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많이 듣고 싶어도 다 들을 수는 없고, 들을 게 없어 안 듣자니 그래도 들어야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양과목을 일정 학점 이상 수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니 말이죠.

 

 전공과목을 정해진 양만큼 수강해야 한다는 건 납득이 가죠.

 그런데 왜 대학에서는 교양도 일정량 이상을 배우게끔 하는 것일까요?

 

 그럼 교양이 무엇일까요?

 일단 딱딱한 사전적 의미부터 살펴보죠. (줄 안쪽은 읽으실 분만 읽어보세요)


 교양 [敎養, culture]

 '인간의 정신능력을 일정한 문화이상(文化理想)에 입각, 개발하여 원만한 인격을 배양해 가는 노력과 그 성과.'

 

 보기만 해도 머리아프네요. 본문 내용은 이 주소를 참조하세요(http://100.naver.com/100.nhn?docid=19705).

 본문 중에서 마지막 문단의 내용이 특히 인상깊습니다.

 

 '근대 유럽에서의 교양은 로마시대에 형성된 후마니타스(humanitas:인간성)의 이상을 다시 일으키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술의 우위가 결정적인 현대에서는 이것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교양이 요구되기 시작하고 있다.'

 

 우선 교양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교양'이란 한국어보다 culture와 humanitas의 의미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culture(쿠르츄르)는 '경작'한다는 뜻을 지니며, 교양은 곧 두뇌를 경작하는 것입니다. 경작하는 것은 지식이 아닌, 능력입니다. 따라서 교양도 지식이 아닙니다.

 humanitas는 그 자체가 곧 human이고 사람입니다. 현재 '인문학'으로 번역되고 있는데, 학문이란 수식이 붙어 우리에게 더 멀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의미 그대로 교양이 바로 인간입니다. 우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닌, 우리의 삶, 우리의 생각, 우리의 숨소리마저 교양인 것이죠.

 정리하자면, 교양=culture=사람이고, 교양은 지식이 아니며 우리에 대한 모든 것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말하자면, 교양이란 것이, 공부한다고 얼씨구나 하고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솔로분들! 인터넷으로 연애비법, 고백방법 참 많이 읽었죠? 그럼 연애고수가 됩니까? 만약 그랬다면 벌써 제 옆에는 아리따운 처자가 있어야...

 흠, 슬퍼지군요. 아무튼 교양을 지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지식도 포함됩니다만, 현대에 들어서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바로 테크닉입니다. 수영을 하고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은 것이죠.

 대부분의 스포츠는 다 테크닉에 속합니다. 그리고 현대적 교양은 그러한 점에서 스포츠라고 할 수 있죠.

 그러면 스포츠와 비슷한 그놈의 현대적 교양이 무엇이냐?

 

 2편에서 마저 쓸께요. 중간에 설명 넣은 것이 분량이 많아졌군요.

 

2010. 9. 16 / 카이스트에서.. (http://김철성.com)